- 실종 20대 네팔인, 입국 1년 차 유학생으로 밝혀져... "새 학기 등록금 마련하려 투입"
- 카자흐스탄 노동자 가족들도 애타는 기다림... 신원 확인 난항 속 수색 지속
불타고 있는 음성군 맹동면 생활용품 제조공장 음성군 맹동면 생활용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실종된 외주업체 직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며 주위를 숙연하게 하고 있다. 특히 실종자 중 한 명은 학비를 벌기 위해 방학 기간 타지로 아르바이트를 온 20대 네팔인 유학생으로 확인됐다.
■ "성실했던 내 친구..." 네팔 유학생의 안타까운 사연
1일 한겨레 보도와 현장 취재를 종합하면, 1일 현장 취재를 종합하면, 실종된 네팔 국적 ㄱ(23)씨는 지난해 유학 비자로 입국해 부산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이다. 오는 3월 새 학기 복학을 앞두고 부족한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음성의 외주업체에 취업한 지 불과 사나흘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와 함께 생활했던 동료 유학생은 "한국에서 열심히 일해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 했던 친구였다"며 "가방과 옷 등 짐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주인만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ㄱ씨의 부모는 네팔 카트만두 인근 시골 마을에 거주하고 있으며, 현지 지인들은 차마 부모에게 실종 소식을 전하지 못한 채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바라고 있다.
■ 카자흐스탄 이주노동자 커뮤니티도 '비상'... "소식만이라도"
또 다른 실종자인 카자흐스탄 국적 ㅂ(60)씨의 소식도 끊겨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이주노동자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ㅂ씨의 사진과 외국인 등록증이 공유되며 행방을 찾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을 돕는 이주민 단체 관계자는 "연락 두절 소식을 듣고 비상 연락망을 가동했지만 여전히 소식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 81명 대피할 때 남겨진 2명... '외주업체' 안전 사각지대
화재 당시 공장 내부에는 83명의 노동자가 있었으나, 화재 경보가 울린 후 자체 직원 81명은 모두 무사히 대피했다. 그러나 폐기물 처리 업무를 위해 파견된 외주업체 소속의 ㄱ씨와 ㅂ씨만은 미처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들은 공장 내에서도 화재에 가장 취약하고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폐기물 집하실 인근에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외주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공장 내부 구조에 익숙하지 않았거나, 대피 체계에서 소외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 시신 1구 수습됐으나 신원 확인은 '안갯속'
소방 구조대는 지난 31일 새벽 생산동에서 주검 1구를 수습했으나, 훼손이 심해 실종자 2명 중 누구인지조차 식별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유전자 대조를 위해 실종자들이 사용하던 칫솔 등 소지품을 수거해 정밀 감식을 진행 중이다.
사흘째 이어지는 수색 작업은 엿가락처럼 휜 철골과 무너진 샌드위치 패널, 거대한 펄프 더미로 인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소방 당국은 "실종된 두 사람 모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수색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은 수색이 마무리되는 대로 원청업체와 외주업체 간의 안전관리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