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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축의금 5만 원으론 식당 가기 민망해”... 음성군도 ‘축의금 인플레이션’ 비상
  • 김정일 기자
  • 등록 2026-02-23 02: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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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서울 등 대도시 원정 결혼 ‘이중고’
  • 대도시 고가 식대에 교통비 부담까지… 축하 대신 ‘봉투’만 전달하기도

축의금을 전달하고 있는 하객. (기사 이해를 돕기위한 AI생성 이미지)축하의 마음이 오가야 할 예식장이 어느덧 ‘계산기’를 두드리는 부담의 장이 되고 있다. 최근 고물가 흐름 속에 예식장 식대와 대관료가 급격히 오르면서, 음성 지역 하객들 사이에서도 ‘축의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군내 예식장 없어 대도시로"... 원정 결혼에 하객 부담 '가중'

음성군 지역의 상황은 더욱 특수하다. 현재 음성군 관내에는 운영 중인 예식장이 사실상 전무해, 주민들이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서는 청주, 대전, 혹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로 이동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대도시 예식장은 지역보다 식대가 훨씬 높게 형성되어 있어 하객들의 부담은 배가된다. 실제로 청주나 서울 지역 주요 예식장들의 식대는 1인당 6~8만 원 선을 훌쩍 넘긴 곳이 많다. 여기에 음성에서 식장까지 이동하는 교통비나 시간까지 고려하면 하객들이 체감하는 비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음성읍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 모(31) 씨는 "얼마 전 지인이 청주에서 결혼식을 해 다녀왔는데 식대가 6만 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친분이 아주 가깝지 않으면 5만 원을 내는 게 보통이었는데, 대도시 예식장은 밥값을 생각하면 10만 원은 내야 체면이 설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 "안 가고 5만 원" vs "가서 10만 원"... 달라지는 축의 문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객들 사이에서는 나름의 '생존 전략'이 나오고 있다. 거리가 먼 대도시까지 이동하는 번거로움에 비싼 식대 부담까지 더해지자, 식장에 방문하지 않고 5만 원만 송금하는 이른바 '노쇼 축의'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금왕읍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 모(45) 씨는 "예전엔 전세 버스를 대절해 온 동네 사람들이 가서 축하해주는 게 미덕이었지만, 요즘처럼 식대가 비싼 때에는 가족이 다 가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차라리 혼자 가서 10만 원을 내거나, 거리가 멀다는 핑계로 봉투만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러한 논쟁은 뜨겁다. "대도시 예식장 식대가 7만 원인데 5만 원만 내면 민폐인가요?"라는 질문에 "참석할 거면 10만 원, 안 갈 거면 5만 원"이라는 답변이 공식처럼 달리고 있다.


■ 예비 부부들도 "원정 결혼 미안해 청첩장 돌리기 조심스러워"

비용 상승은 하객뿐 아니라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에게도 큰 짐이다. 음성에 식장이 없어 하객들을 멀리까지 오게 하는 미안함에, 비싼 식대 부담까지 지우게 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는 5월 서울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최 모(29) 씨는 "고향 어르신들이나 친구들을 서울까지 오게 하는 것도 죄송한데, 식대까지 계속 올라 청첩장을 돌리는 것조차 조심스럽다"며 "축하받아야 할 잔칫날이 하객들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시대와 지역 예식 인프라 부재가 맞물려 예식 문화가 더욱 실속 중심으로 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음성 지역 사회에서도 과도한 예식 비용 지출보다는 진심으로 축하를 나눌 수 있는 합리적인 예식 문화 정착과 함께, 지역 내 공공시설을 활용한 결혼식 지원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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