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둔 음성군의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도 묵직하다. 음성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네 명의 후보. 그들이 걸어온 길과 내세우는 가치가 너무도 선명해서 군민들의 계산법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고차방정식이 되어가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길은 ‘성장의 탄탄대로’를 달려온 현직 군수의 길이다. 그는 숫자로 능력을 증명해온 리더다.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유망 기업들을 유치하며 지역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데 주력해왔다. 고용률 지표와 변화된 인구 지도는 그의 추진력을 뒷받침하는 훈장과도 같다. 하지만 거침없는 성장 위주의 행정 속에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와, 장기 집권에 따른 조직의 피로감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는 그가 마주한 과제다.
그 반대편에는 ‘따뜻한 흙내음’이 깊게 배어 있는 도의원의 길이 있다. 농민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그는 이론이 아닌 삶의 터전에서 온몸으로 현장을 배운 사람이다. 특히 충북 농민수당 시대를 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현장의 절실함을 정책으로 증명해 보였다. 그의 무기는 거창한 지표보다는 상대의 눈을 가만히 맞추는 경청과 진심 어린 공감이다. 소외된 이들의 대변자가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주지만, 치열한 지자체 간 생존 경쟁 속에서 그 따뜻한 리더십이 거친 경제적 파고를 넘어서는 추진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우려도 존재한다.
세 번째로 우리 앞에 놓인 길은 ‘서슬 퍼런 혁신’의 길이다. 전직 음성군 부군수와 청주 부시장 등을 지낸 후보는 행정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이다. 치밀하고 예리한 통찰력으로 사람과 조직을 꿰뚫어 보는 듯한 그는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가졌다. 관료 사회의 고질적인 관행을 개혁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선명한 의지는 그 강력한 그립감과 만나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기대를 준다. 다만, 그 강한 추진력이 자칫 독단으로 비치거나 지역 사회의 정서적 유대를 경직되게 만들지는 않을까 하는 시선도 공존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마주한 또 하나의 길은 ‘현장 밀착형 실무’의 길이다. 전 음성군 부군수이자 국무총리실 비서실 출신인 그는 중앙과 지방을 잇는 행정 네트워크와 유연한 소통을 강조한다. 마을을 지켜주고 무더위를 식혀주는 커다란 느티나무 같은 안식의 행정을 꿈꾸는 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군민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현안을 정공법으로 풀어내려 하지만, 정통 관료 출신의 유연함이 자칫 정치적 결단력의 부재로 비치거나 조직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는 그가 증명해내야 할 몫이다.
결국 이번 선거는 우리가 어떤 음성에서 살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과 같다.
"성장의 가속페달을 밟아 더 큰 풍요를 꾀할 것인가."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공동체로 내실을 다질 것인가."
"행정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신을 택할 것인가."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실리적인 미래를 개척할 것인가."
비록 경선을 통해 후보군이 좁혀지고 결국 단 한 명만이 음성군의 수장이 되겠지만, 지역을 발전시키고 고향에 헌신하기 위해 이 험난한 길에 뛰어든 네 명의 후보자 모두에게 뜨거운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각 후보의 강점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희망이며, 그들이 가진 한계는 군민과 함께 채워가야 할 몫이다.
정답은 없다. 다만 이들을 마주하는 누구든 그 고된 길을 걷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주길 바란다. 이제 음성의 최우선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현명한 선택의 과정만 남았을 뿐이다. 6월의 녹음 속에서, 음성의 진정한 주인이 될 군민들의 혜안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