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출마를 위해 20일 사퇴한 김기창 체육회장과 충북도민체육대회 포스터정치와 체육의 분리라는 대원칙 아래 출범한 민선 체육회장 시대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김기창 음성군체육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도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20일 사퇴를 선언했다. 명분은 ‘공정성과 책임감’이라지만, 이를 바라보는 군민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이는 지역 체육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린 행위이자, 체육회라는 공적 조직을 개인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3년 만의 대사(大事)를 내팽개친 ‘나 몰라라’ 사퇴
무엇보다 개탄스러운 것은 사퇴의 시점이다. 음성군은 지금 13년 만에 찾아온 ‘제65회 충북도민체육대회’를 불과 8개월 앞두고 있다. 1,600억 원 이상의 경제 파급효과와 군민의 자긍심이 걸린 지역 최대의 축제다.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진두지휘해야 할 수장이 본인의 선거 일정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하는 것은 공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처사다.
김 회장은 "차기 회장이 잘 이끌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겼지만, 이는 전형적인 면피성 발언이다. 수년간 준비해온 대회의 마무리 투수가 되어야 할 시점에 본인만 살겠다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선수를 어느 누가 '정정당당'하다고 하겠는가. 본인이 유치 성과로 자랑하던 대회를 정작 본인이 내팽개친 이 모순된 행보는 음성군 체육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와 조 군수의 관리 소홀
이번 사태의 책임은 김 회장 개인에게만 있지 않다. 김 회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도의원을 지냈고, 이번에도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인사가 체육회장으로 출마할 때부터 이러한 ‘정치적 회귀’를 충분히 예견했을 것이다. 만약 당 차원에서 이를 묵인했다면, 이는 공공단체를 정당의 ‘선거 캠프’나 ‘인재 창고’ 쯤으로 여기는 오만한 발상이다.
조병옥 군수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체육회는 군 예산이 투입되는 공적 단체이며, 군수는 지역 체육 행정의 최종 책임자다. 13년 만의 대사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동지가 수장직을 내던지는 상황에서 조 군수는 과연 어떤 역할을 했는가. 이를 만류하지 못했거나 혹은 묵인했다면, 이는 ‘군정의 안정’보다 ‘정당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정치적 야욕의 대가는 냉혹할 것이다
정치적 선택의 자유는 있으나 그에 따르는 공적 책임은 무겁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지역의 큰 행사를 뒤로한 지도자, 그리고 이를 방조한 정당과 행정 수반은 군민들의 냉엄한 평가를 직시해야 한다.
음성군은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사활을 걸고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도민체전의 성공은 이제 무책임하게 떠난 전임 회장의 공이 아니라, 남겨진 이들의 처절한 수습 노력을 통해 증명되어야 할 과제가 되었다.